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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원주시민포럼 환경토크콘서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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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원주시민포럼 환경토크콘서트

진작 할 걸 그랬어
글 김민정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창업지원팀 멘토 사진 원춘식

내가 몸담고 있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활동 현장’이라 하긴 애매하고 행정과 지원의 전달 체계 끄트머리 어디쯤에 위치해 있어, 사회적경제 영역에 속한 기업들의 활동과 사회적 가치 실현 정도에 의해 그 존재 이유가 드러난다.
그런 이유에 개인인 ‘내’가 아니라 6년째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창업팀 인큐베이팅 업무를 하고 있는 ‘멘토’(오해할 수도 있어 덧붙인다면, 멘토의 사전적 뜻인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이 아니라 직책으로서의 ‘멘토’를 말한다)로서 어깨가 으쓱할 때가 있다면, 창업팀을 거쳐 간 기업들이 지역사회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어, “그 기업 우리 창업팀 출신이잖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그 때이다. 내가 그 말을 내뱉을 때, 그 의미를 모르는 상대방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내가 하는 일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나의 언어며 기호다.
이런 의미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원주시민 포럼(이하 미해포) 환경 토크 콘서트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소속 단체와 ‘우리 창업팀 출신’ 기업들이 중심이 된 행사인 만큼, 개인적으로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신나게 좀 더 자랑하고 싶지만, 우리 창업팀 출신이 어디라고 밝히지 않는 게(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예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미해포 환경 토크 콘서트 – 디테일 살아 있는 조연들
이외에도 별의별 교육문화협동조합 부스와 아이들을 위한 텐트 및 잔디밭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젠 그런 것에 감흥 있을 시기가 지났으나 주최 측이 아이들과 동행한 참가자들을 염두에 두었다는 생각을 가질 수는 있었다. 조금 더 배려의 폭을 넓히자면,
중고생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해, 토크 콘서트 시간 동안 아이들과 놀아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긴 했다. 이유는 콘서트가 진행하는 동안 너무 신난 유아들이 뛰어다니니, 장소가 지하였던지라 소리가 많이 울리더라구요. 그래도 우리에게는 미세먼지를 해결해야만 하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원주한살림생협에서 지원하여 선정된 ‘한살림 생명밥차’ 덕분에, 토크 콘서트가 열리기 전 참가자 모두는 건강한 비빔밥으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다. 언뜻 보기엔 재료가 많이 들어간 것 같지 않았고, 양도 너무 많다고 여겼는데,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으니, 그 밥맛에 저 좀 반한 것 같아요.(*한살림 생명밥차 : 재단법인 한살림 재단에서 다양한 시민 활동현장, 지역공동체 행상에 밥 한 끼 나누는 지원 사업)
비빔밥과 함께 후식으로는 꿈터사회적협동조합의 착한 더치커피와 유아 및 학생들을 위한 한살림 팩 주스가 준비되었다. 개인 컵이나 텀블러를 가져온 참가자는 무료로,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은 환경 부담금 1천 원에 제공됐다. 환경콘서트답다. 여름이 가까워지며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사 먹을 날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된다는 마음으로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나름 적응되면 괜찮답니다.

콘서트 참여에 앞서 ‘종합안내소’에서 접수를 마치니, 토닥토닥협동조합에서 디자인했다는 식사권, 음료권, 승차권을 나눠줬는데, 그 모양과 무늬가 예전 90년대까지 사용하던 시내버스 회수권과 비슷했으니, 그때를 추억하게 할 의도가 있었다면 나름 성공적이었다. 참가자들이 비빔밥을 먹기 위해 둘러앉아 버스 회수권과 관련된 기억들 한 토막씩 나누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사진 찍히는 것을 워낙 좋아하지 않아, 이날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에서 운영한 대중교통 이용 촉진 ‘포토존 승차권’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즉석 인화 서비스를 통한 사진 콘테스트 또는 SNS 공유 선물 이벤트를 별도로 진행했다면 좀 더 이용을 촉진했을지도 모르겠다.



미해포 환경 토크 콘서트 - 본격 행사      

(사)무위당사람들 박설희 사무차장,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정주형 이사장이 전체 사회를 맡았는데 꽤나 호흡이 잘 맞아 토크 콘서트가 자연스럽게 진행되었고, 성공회원주나눔의집 김규돈 신부님의 기타렐레 연주와 싱어송라이터의 노래 공연도 산뜻했다.


원주환경운동연합 김은지 팀장의 토크에 앞서 북원여중생들이 2~3년 전 만들었다는 ‘분리수거 UCC’를 시청했는데, 과자 봉지, 우유갑, 음료수 병 등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출하는 쓰레기에 대한 분리수거 방법이 자세하게 담겨있었다. 저는 이 UCC를 보고 나서야 음료수 병에 붙은 라벨을 제거하고 분리수거 해야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부끄럽네요.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 중지 결정을 내리고, 올해 1월부터 발효된 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는 쓰레기 대란과 함께 플라스틱 재활용에 관한 내용이 이슈화됐다. 생산자에게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과하는 생산자 책임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이는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페트병 생산에 있어 재활용이 잘될 수 있는 투명 페트병을 쓰도록 하는 규제가 필요하며, 소비자들이 분리배출을 잘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분리배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분리 배출할 때 재활용이 되는지 안 되는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텐데, 미해포 차원에서 추진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겠죠?


‘한의사와 함께 하는 진실 토크’에서는 정현우 한의사가 미세먼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조목조목 설명해주셨는데,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로 사용되고 있는 KF94의 경우 어린아이나 노약자가 버스 등 밀폐된 공간에서 착용할 때 산소 부족으로 인한 호흡곤란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물을 자주 마시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과 실내 물걸레질을 자주 하고, 요리 시 환기와 후드의 사용 등 생활에서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이고 지역사회 차원에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연하다. “고등어와 자동차 수 천대를 관리하는 것보다 발전소 하나를 관리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나. 정현우 한의사가 ‘주거환경,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로 구별되는 질병의 사회학’이라 표현했듯이, 미세먼지의 경우 대규모 감염병과 같이 무차별적이지만,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더 직접적이고 더 치명적이다. 지역사회와 국가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이다.​



원주 미세먼지 발생량은 도로 이동 오염이 미세먼지 1차 발생량의 80%를 차지하며, 최근 5년 동안 원주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7㎍/m³(마이크로그램)으로 서울의 46㎍/m³(마이크로그램) 보다 높으며, 2013년부터 2017년도까지 WHO 농도는 기준치 50㎍/m³(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한 일수도 절반이 넘는 936일에 달한다고 한다. 그동안 원주는 홍수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고 교통이 편리해 살기 좋은 도시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생명·협동 운동이 일어난 이곳 원주의 미세 먼지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니 창피할 따름이다.

이와 관련하여 원주환경운동연합의 김경준 사무국장은 미세먼지 발생원별 추적조사, 가로수 숲 확대, 대기오염 물질 배출기준 강화 및 배출량 저감 목표 수립, 문막 SRF 열병합 발전소의 전면 백지화, 대중교통 체계를 통해 자동차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 대책 마련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가로수 숲, 아파트 숲, 학교 숲 등 도시의 소규모 숲 조성으로 미세먼지를 저감해보자는 제안은 도시 숲 조성이 대기질 개선에 주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빠르게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방안으로 보인다.


마지막 토크를 이어간 용정순 의원은 ‘원주의 대중교통 현황과 대안’에 대해 얘기했다. 우선 굉장히 직관적인 그림 자료를 공유했는데, 200명의 사람이 이동하기 위해 177대의 자동차가 필요한 데 비해, 3대의 버스, 1량의 기차면 충분하다는 내용의 그림이었다.
원주시의 민원 중 대다수가 시내버스 관련 민원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례안 통과 후, 시민이 참여하는 ‘해피버스사업단’을 가동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의 참여는 저조하다고 한다.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나아가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해서라도 시내버스의 체계적인 운행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시민 입장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평소 버스 이용에 불편한 적이 있었던 분들은 직접 참여해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요즘 너무 흔한 우리의 아침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모두 제각각일지라도, 아이가 있어 등원이나 등교를 시켜야 하는 집이라면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오늘의 미세먼지 수치 확인하기’일 것이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뜬 날이라면 마스크를 챙기고, 아이에게 되도록 바깥에서 활동하지 않도록 걱정섞인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아이는 아이대로 밖에서 뛰어놀지 못하고,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서만 지내는 것이 답답하고 짜증이 날 것이다.
미해포의 출범 후 그런 실천의 일환으로 치러진 이번 토크콘서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것이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다. 이 콘서트에 왔으면 모두 ‘진작 고민하고 함께 할 걸 그랬어.’(*진작 할 걸 그랬어 : 위즈덤 하우스에서 펴낸 김소영 에세이의 제목 차용)라고 생각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미해포의 다음 행보는 좀 더 많은 시민이 동참 할 수 있게 하는 어떤 것이었으면 좋겠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여기’라는 의미에서보다는 미해포 구성단체들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원주시민의 환경 주권을 되찾고 생명도시·건강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사회적 책임’에서 말이다.

벌써 ‘다음’을 준비하고 계시다구요? 저는 당연히 참여 예약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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