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기
문막 청소년 1번지, 문막청소년문화의집
문막청소년문화의집은 문막초등학교과 원주의료고등학교 건너편, 체육공원을 등지고 위치해있다. 문막읍 생활체육시설 부지의 한가운데로 노인종합복지관 문막분관, 친환경유역 통합관리센터, 어린이장난감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여가 시설물들을 건립하는 공사가 한창이어서 아직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문막청소년문화의집은 원주 시내에 비해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막 주민들의 요구에 발맞춰 설립됐다. 원주에서는 원주시청소년수련관, 원주청소년문화의집, 중앙청소년문화의집에 이은 네 번째 공공청소년수련시설로, 지난 2월 28일 개관했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 활동진흥법에 의거한 수련시설로, 청소년이 이용하는 행정복지센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문막청소년문화의집 이장형 관장의 설명을 들으니 금세 이해가 된다.
1층에 들어서니 책장과 테이블, 커피머신과 각종 차류가 갖춰진 북카페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댄스연습실도 마련되어 있다. 2층에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고, 2,000여 권의 장서가 구비된 작은 도서관과 교육실이, 3층에는 각종 악기가 구비된 밴드연습실과 동아리실, 100석 규모의 다목적실 등이 있다. 이러한 시설을 기반으로 교육지원청·학교 등 지역사회와 연계, 진로체험교육, 방과 후 아카데미, 세계시민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회복지사·평생교육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실습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용정원이 100명인 문막청소년문화의집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하루 30~50여 명. 청소년들은 방과 후에 들러 보드게임을 즐기거나 댄스연습을 하는 등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공예 등 문화예술교육과 바리스타 등 진로체험 교육, 동아리 활동 지원 등도 계획되어 있다. “대부분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잖아요. 학교와 다른 경험을 시켜주어야 해요.” 1층 사무실 앞에 놓인 해먹 역시 그러한 의도로 들인 것이다.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에게는 위험하고 쓸모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아이들의 욕구는 다양하고, 편안하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필요합니다.”
이용정원이 100명인 문막청소년문화의집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하루 30~50여 명. 청소년들은 방과 후에 들러 보드게임을 즐기거나 댄스연습을 하는 등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공예 등 문화예술교육과 바리스타 등 진로체험 교육, 동아리 활동 지원 등도 계획되어 있다. “대부분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잖아요. 학교와 다른 경험을 시켜주어야 해요.” 1층 사무실 앞에 놓인 해먹 역시 그러한 의도로 들인 것이다.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에게는 위험하고 쓸모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아이들의 욕구는 다양하고, 편안하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필요합니다.”

청소년이 자라 청소년을 만들다
이 관장 스스로가 청소년기에 접한 활동을 계기로 진로를 결정한 케이스다. “평원중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학교 근처에 있는 원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이현주 관장님(현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원장)과 연을 맺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는 원도심에 있는 강원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에서 토론동아리 ‘디스토피아’ 활동을 했고요.” 청소년시설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경험을 쌓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직업적으로 활동을 지속할 방법을 찾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됐다.
졸업 후 첫 직장은 천안에 있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이었다. “한 번에 4~600명이 단체로 방문하니까, 대단위의 청소년들을 만나는 겁니다. 한 주에 한 학교씩 1,200명을 만나요. 1년이면 50개 학교의 청소년들을 보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거죠.” 적은 사람과 진득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고 싶어 사기업의 사회공헌팀으로 이직을 했지만, 기업의 성과지표로는 제대로 측정할 수 없는 복지 분야의 특성상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생겼다. 그렇게 또 한 번 이직, 몽골에서 1년 간 NGO 활동을 했다. “가축은행이나 소액대출 등의 프로그램을 배웠는데, 돌아와 보니 이런 마을 만들기 활동이 원주 지역의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이 이미 해오셨던 일이더군요.” 자연스레 그동안 겪어온 경험을 ‘내 동네’인 원주에서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던 원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청소년지도사로 활동하게 되었고, 문막청소년문화의집이 개관하며 관장으로 발령이 났던 것이다. 이 관장의 사례야말로 가히 지역에서 배우며 자란 청소년이, 지역의 후배 청소년들을 다시 길러내는 선순환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청소년지도사로 활동하며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관장은 불확실성에 대한 부분이 가장 고민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경험으로 지도를 하게 되니까요. 예를 들어, 이공계열에 관심과 적성이 있는 아이가, 문과 출신인 나를 만나서 제대로 된 지도를 못 받는 게 아닐까? 이런 고민인 거죠.”
관장의 직위를 맡게 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쓰이는 것 역시 같은 지점으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원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근무할 때는 진로체험업무를 담당했어요. 강사님을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정도였죠. 지금은 하나의 기관을 관리하고 운영을 하는 일이잖아요.” 이제 막 발걸음을 떼는 신생 기관이다 보니 처음 시스템을 세팅하고 공간 자체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더욱 섬세한 고찰이 필요하다.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마주할 청소년들의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활용도를 예상하고, 예산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함께 성장하는 더 큰 공간을 꿈꾸며
‘문막’ 청소년에 대한 인상을 묻자 이 관장은 한 마디로 정리한다. “아이들은 그냥 아이들이에요.” 농촌 지역의 경우도 학업 등을 위해 일찌감치 도시로 전학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이 관장은 좀 더 많은 것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읍면 단위에서는 도시를 구경 가고, 도시에서는 농촌체험을 가잖아요? 서로에게 없는 것을 지향하는 거죠. 청소년 스스로의 삶에서 어떤 경험을 얼마나 하는가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이나 준비가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문막읍의 인구는 2만여 명. 공단이 위치해 있지만 너른 논밭이 펼쳐진 도농복합 마을로, 다문화가정의 비율이 높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경우는 다문화 공동체 쪽 시설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댄스연습실 등 시설을 공유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고요. 필요하면 차차 연계협력도 해나갈 생각입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가야죠.”
이 관장의 목표는 문막청소년문화의집이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와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뭘 하고 싶은지, 찾아보고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경험’이 있어야 다음이 있죠. 자신들 것이란 생각으로 잘 놀다 가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문막청소년문화의집에는 이 관장을 포함해 4명의 청소년지도사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나 우리 지도사 선생님들을 만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줄 수 있도록, 기존 어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저렇게 사는 어른도 있구나’하고 느낄 수 있게끔요. 제가 35세거든요. 관장 자리로 오면서, 여기가 마치 청소년 지도를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정점인 것처럼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하지만 저는 제 삶에서 지금이 최정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어요.”
북카페에서 이어진 인터뷰의 말미에 이 관장이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저희는 ‘수도권’ 청소년문화의집을 표방합니다. 원주에서 보면 외곽이지만, 서울에서 출발하면 문막이 원주보다 더 가깝잖아요. 많은 사람들의 사고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이새보미야 사진 원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