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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인터뷰 [2] 새농촌 영농조합법인 사무처장 조현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1-28
첨부파일 사무처장_조현아.jpg 조회수 2,033

“개미들마을에 반해 서울에서 귀농했어요”

경기도 고양시에서 ‘개미들마을’로 체험학습을 온 중학생들로 마을이 북적였다. 조현아 사무처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마을 이곳저곳을 바삐 움직이며 학생들을 지도했다. 맑은 동남천에서의 한바탕 송어잡기 체험이 끝나자 비로소 조현아 사무차장과 마주 할 수 있었다. 

조 사무처장은 20대 때 우연히 들린 ‘개미들 마을’에 매력에 빠져 서울에서 정선으로 귀농해, ‘개미들마을’ 초창기부터 20년 가까이 함께 하고 있다.


어떻게 ‘개미들마을’에 합류하게 되었나요?

결혼하기 전에 우연히 아는 사람을 통해 이곳에 온 적 있었어요. 그때 여기가 정말~ 좋은 거예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남편을 설득해서 30대 초반에 서울에서 이곳으로 내려왔어요. (귀농을 하신건가요?) 네. 농사를 전혀 모르고 내려와서(웃음)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지금은 남편이 태양초 농사를 짓고 있어요. 여러 방송 매체에 소개 될 정도로, 다행히 농사는 잘 되고 있습니다. (만족하시나요?) 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족스러워요. 무엇보다 지금은 잘 커서 군대에 가있는 아들이랑, 어릴 때 늘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어요. 그런 생활이 가능했던 이유는 최법순 대표님을 비롯해 개미들마을 주민 분들이 잘 이끌어줬기 때문이고요. 

 

‘개미들마을’의 1년이 궁금해요.

체험학습 인원이 몰리는 4월부터 11월 사이가 제일 바쁜 시기예요. 봄, 가을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오는 분들이 많고 여름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오세요. 체험학습 시기가 끝나면 11월 중순부터 그 달 말까지는 한 해에 있었던 일정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져요. 그리고 이듬해 2월까지 다음 연도에 새로 할 체험 등을 교육 받거나 마을을 홍보하는 쪽으로 움직여요. ​

 


어떤 식으로 마을을 홍보 하나요?

마을 주민이 외부로 강의나 교육을 가면서 홍보를 하기도 하지만, 사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요. 대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입소문과 후기가 그 역할을 대신해요. 특히 오늘처럼 학교에서 온 체험학습 같은 경우에는, 이곳에 한 번 왔던 선생님들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면서 우리 마을을 현장학습 체험지로 추천하는 식으로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방송사에서 촬영 요청도 많이 와요. 인기 예능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도 촬영했고 최근에는 배우 최주봉 씨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도 촬영했어요. 학교와 마찬가지로 제작자 분들이 한 번 이곳에 오셨다가 다른 제작진에게 추천하는 식으로 홍보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개미들마을’이 갖고 있는 강점이나 매력은 무엇일까요?

도시에서는 한 가지만 잘해도 잘 살 수 있지만 시골은 모든 걸 잘해야 돼요. (웃음)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다들 멀티플레이어가 되었어요.

그리고 시골에서는 각 개인의 색이 강한 편이에요. 이렇게 개성 넘치는 개인들이 조화롭게 모여 일을 하면서 각 개인인 ‘나’가 귀하게 잘 쓰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 마을 주민들이 지금까지 취득한 자격증이나 수료증 개수를 세워보니 모두 150개 정도가 되더라고요. 한 분 마다 3~4개 씩 갖고 있는 셈이죠. 농사와 체험학습 일이 줄어드는 1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아 얻은 결과물이에요.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것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이런 환경 속에서 다른 팀원을 이끌고 밀어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정선이라는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예전에 마을에서 [백이산 산나물 축제]를 열었는데 얼마 있다 정선군에서 [곤드레 산나물 축제]가 열렸어요. 그래서 지역 상생을 위해 [백이산 산나물 축제]를 멈췄어요. ​
정선군에서 주최하는 [정선아리랑제]에 우리 마을 사람들이 공연을 하기도 해요. 체험학습 식사 메뉴도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인 황기(콩과의 황기 또는 몽골황기의 말린 뿌리)를 사용한 황기 돈가스, 황기 백숙을 제공해요. 
고려 말 조선 개국을 반대한 고려 충신 7명이 정선으로 들어와 망국의 한을 한시로 지어 읊어 유래한 [정선아리랑]을 마을에서 오래 사신 분들에게 직접 배우기도 해요.
그리고 이곳으로 체험학습을 온 분들이 주변 관광지도 같이 둘러보고 가세요. 자연스럽게 지역 관광과 연계 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차년도 마을기업에 선정되었어요. 마을기업으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은요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세계로 가자!” 해서 모였던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을기업 2차년도 선정되면서 정선 역사를 담은 단막극과 다도체험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해요. 우리 정선만의 것, 우리의 것을 외국인들에게 잘 소개해보고 싶어요. 이런 면에서 마을기업이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미들마을’이 보다 더 다양한 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영입해서 활동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외부에서 우리 마을로 선진지 견학을 오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인성학교’ 같이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이곳에 와서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늘었어요. 이제는 “우리 마을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자”가 아니라 선진지로서의 책임감이 늘었어요. 20년 동안 ‘개미들마을’이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만든 거잖아요. 그래서 사명감을 갖고, 더 많이 배워가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앞으로 ‘개미들마을’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랜 시간을 겪고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다고 보는 분들도 계세요. 마을이 성장하는 만큼 좋게 보는 분들도 계시고 나쁘게 보는 분들도 계세요. 그래도 마을 조직을 갖추는 등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이제 거의 다 이뤄졌어요. 이런 하드웨어를 보완할 소프트웨어, 일테면 주민교육과 인재육성 프로그램도 계속 진행 중이고요. 

앞으로는 다문화 가정, 장애우, 어르신, 외국인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처럼, 우리가 함께 그리고 우리가 주인이 되어 개미들마을의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미래를 꿈꿔요. ​

 




취재·사진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스토리한마당